- 분당서울대병원 연구팀 환자 4,748명 분석, 치료 끝까지 마친 환자는 남녀 차이 뚜렷하지 않아… 중도 이탈 21.7%, 치료 실패 경험 여성 클래리스로마이신 내성 80.9%
헬리코박터균 제균 치료를 시작한 여성의 성공률이 65.1%로 남성(71.1%)보다 6.0%포인트 낮다는 분당서울대병원 연구 결과가 지난 23일 공개됐다. 2003~2024년 이 병원에서 제균 치료를 받은 환자 4,748명을 분석한 결과다. 여성의 치료 중 부작용 보고율은 60.2%로 남성(37.9%)을 크게 웃돌았다.
연구는 분당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김나영·최용훈 교수팀이 수행했고, 결과는 대한상부위장관·헬리코박터학회지와 국제학술지 Gut and Liver 온라인판에 실렸다. 연구비는 한국연구재단과 질병관리청 국립보건연구원이 지원했다. 내성 분석에는 2003~2025년 감염 환자 890명의 위 조직에서 얻은 균주가 쓰였다.
치료를 끝까지 마친 환자만 보면 남녀 제균률 차이는 뚜렷하지 않았다. 격차는 중도 이탈에서 벌어졌다. 치료 후 제균 확인 검사 없이 이탈한 비율은 여성 21.7%, 남성 17.1%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부작용과 이탈이 전체 기준 성공률을 낮췄을 가능성을 제시했다.
항생제 6종 가운데 4종에서 여성의 내성률이 높았다. 클래리스로마이신은 여성 50.0%, 남성 35.9%였고 레보플록사신은 45.8%와 33.7%, 목시플록사신은 45.5%와 34.1%, 메트로니다졸은 45.3%와 38.4%로 집계됐다. 아목시실린과 테트라사이클린은 남녀 차이가 없었다. 클래리스로마이신·레보플록사신·목시플록사신은 나이와 음주, 체질량지수를 보정한 뒤에도 여성의 내성 위험이 높았다.
제균 치료에 실패한 경험이 있는 환자에서는 격차가 더 컸다. 이 집단의 클래리스로마이신 내성률은 여성 80.9%, 남성 67.2%였고 레보플록사신 내성률은 61.1%와 48.9%였다. 치료 경험이 없는 환자에서는 대부분의 항생제에서 남녀 차이가 크지 않았다.
내성은 남녀 모두 늘고 있다. 클래리스로마이신과 메트로니다졸에 함께 내성을 보이는 이중내성 비율은 2003~2007년 9.2%에서 2018~2025년 40.0%로, 여기에 퀴놀론 계열까지 더한 삼중내성은 1.4%에서 31.7%로 올랐다. 남성의 이중내성이 2013년 이후 30% 안팎에 머문 반면 여성은 2018~2025년 50.0%까지 높아졌다.
김나영 교수는 여성이 산부인과 감염이나 요로감염 치료로 항생제에 노출되는 일이 많아 내성이 높아졌을 수 있다고 설명하고, 불필요한 항생제 사용을 줄이는 것이 근본 대책이라고 강조했다. 최용훈 교수는 제균에 실패한 적이 있는 여성은 여러 항생제에 내성을 가졌을 가능성이 높아 다음 치료 전에 내성 유전자 검사나 배양 검사로 내성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헬리코박터균은 만성 위염과 위·십이지장궤양, 위암의 주요 원인으로 꼽히고, 제균에 성공하면 위암 위험을 낮출 수 있다. 이번 결과는 성별에 따라 성공률이 갈린다는 내용이지, 여성에게 제균 치료가 듣지 않는다는 결과는 아니다. 끝까지 치료를 마친 환자의 제균률은 남녀 모두 85~87%대였다.
제균 치료는 항생제와 위산억제제를 함께 쓰는 방식이며, 치료 후 제균 여부는 확인 검사로 판정된다. 내성 검사 시행 여부와 치료 약제의 선택은 진료받는 의료기관의 소화기내과에서 정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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