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턱 아픈 치통·명치 답답함도 심장 신호… 응급 상황 시 ‘아스피린’ 씹어서 삼켜야 살 확률 높다
가슴을 부여잡고 쓰러지는 것만이 심장마비의 전조 증상일까? 전문가들의 대답은 “아니오”다.
실제 응급실을 찾는 환자들 중 상당수는 왼쪽 어깨 결림, 턱 통증, 명치 답답함 등 심장과는 무관해 보이는 증상을 호소하다 골든타임을 놓치곤 한다. 오케이내과심장혈관흉부외과의 김태호 원장은 유튜브 채널 ‘건나물TV’를 통해 우리 몸의 신경계가 가진 구조적 한계로 인해 발생하는 ‘방사통’의 위험성을 경고했다.
■ 왜 뇌는 심장 통증을 ‘어깨’나 ‘턱’으로 착각하나?
심장 혈관이 막혀 산소 공급이 끊기면 심장 세포는 젖산 같은 노폐물을 쏟아내며 강력한 통증 신호를 보낸다. 문제는 이 신호가 지나가는 척수의 ‘중개 센터’다. 김태호 원장은 “심장 신경과 팔, 어깨, 턱에서 오는 신경이 같은 경로로 묶여 있어, 뇌가 이 신호들을 명확히 구별하지 못하고 익숙한 부위의 통증으로 오인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멀쩡한 생니를 뽑고 나서야 심장마비였음을 알게 되거나, 소화제만 먹으며 시간을 허비하다 심장 근육이 괴사하는 사례가 빈번한 이유도 바로 이 ‘신경학적 혼선’ 때문이다. 특히 당뇨 환자는 신경이 파괴되어 통증조차 느끼지 못할 수 있으므로, 통증 대신 나타나는 극심한 피로감이나 호흡 곤란을 구조 신호로 받아들여야 한다.

의학적으로 심장 세포가 되돌릴 수 없는 죽음(괴사)에 이르는 시간은 단 30분에 불과하다. 4~6시간이 지나면 심장 벽 전체가 괴사할 수 있다. 이때 환자가 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초기 대응은 바로 ‘아스피린’ 복용이다.
김태호 원장은 여기서 중요한 팁을 전했다. 아스피린을 그냥 삼키지 말고 ‘씹어서’ 삼키라는 것이다. 김 원장은 “아스피린을 씹어서 복용하면 점막 흡수 면적이 넓어져 약효가 나타나는 속도가 12분에서 5분으로 단축된다”며, “분초를 다투는 상황에서 이 7분의 차이는 심장 소생 여부를 결정짓는 결정적 차이가 된다”고 강조했다.
반면, 혀 밑에 넣는 ‘니트로글리세린’에 대한 맹신은 경계해야 한다. 이 약물은 식도 근육까지 이완시키기 때문에 단순 식도 경련일 때도 통증이 사라질 수 있어, 실제 심근경색을 방치하게 만드는 원인이 되기도 하기 때문이다.
■ 술 마시고 얼굴 빨개지는 분들, ‘새벽 4시’를 조심하라
알코올 분해 능력이 약해 얼굴이 쉽게 붉어지는 체질은 특히 주의가 필요하다. 몸속에 쌓인 독성 물질(아세트알데히드)이 혈관을 공격하는 상태에서, 새벽녘 기온 저하와 신경계 흥분이 겹치면 혈관이 경련을 일으키는 ‘변이형 협심증’이 발생할 수 있다. 술 마신 다음 날 새벽 가슴이 쥐어짜듯 아프다면 이는 단순한 숙취가 아닌 심장의 비명이다.
■ 김태호 원장의 당부: “느낌 대신 데이터를 믿으십시오”
김태호 원장은 “식은땀이 흐르거나 누웠을 때 숨이 차고 앉으면 편해지는 증상, 소화제가 듣지 않는 체기 등은 뇌가 보내는 가장 강력한 경고”라며, “혹시 아니면 어떡하지라는 창피함을 버리고 즉시 119를 불러 정밀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거듭 당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