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월 13일 기준 누적 340명, 법정감염병 지정 이후 동기간 최다… 원인불명 폐렴이면 검사 필요
에어컨을 오래 쐬고 난 뒤 마른기침이 나고 몸살 기운이 들면, 대부분 "냉방병인가 보다" 하고 넘기기 마련이다. 그런데 올여름은 조금 더 주의가 필요하다. 냉방병과 증상이 비슷한 '레지오넬라증' 환자가 예년보다 크게 늘고 있기 때문이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2026년 6월 13일 기준(24주차) 올해 레지오넬라증 누적 신고 환자는 340명으로 집계됐다. 이보다 앞선 5월 30일 기준으로는 314명이 신고돼, 지난해 같은 기간(219명)보다 43.4% 증가한 수치를 기록했다. 이는 2000년 법정감염병으로 지정된 이후 동기간 기준 가장 많은 환자 수다.
■ 레지오넬라증이 뭐길래
레지오넬라증은 레지오넬라균에 의해 발생하는 급성 호흡기 감염증이다. 이 균은 자연환경에도 존재하지만, 문제는 건물 내 급수시설이나 냉각탑수, 샤워기, 수도꼭지, 온수시설, 가습기, 장식분수처럼 물이 고여 있거나 에어로졸(작은 물방울)이 발생하는 환경에서 증식하기 쉽다는 점이다.
- 왜 여름에 늘어나나: 레지오넬라균은 따뜻한 물에서 증식하기 쉬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여름철에는 냉각탑과 급수시설 등의 수온이 높아지면서 균이 증식하기 좋은 환경이 만들어지고, 냉방기 가동 시간이 늘어나면서 감염 위험도 함께 커진다.
- 최근 3년간 증가 추세: 질병관리청 감염병 통계에 따르면 레지오넬라증 환자는 2021년 383건, 2022년 415건, 2023년 457건으로 3년 연속 증가했으며, 연간 평균 8%씩 늘어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 냉방병과 헷갈리기 쉬운 이유
레지오넬라증의 가장 큰 문제는 초기 증상이 감기나 냉방병과 뚜렷하게 구분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 초기 증상: 마른기침, 권태감, 두통, 발열, 근육통 등이 나타나는데, 이는 단순 냉방병 증상과 매우 유사하다.
- 감별이 어려운 이유: 방역당국 관계자는 레지오넬라 폐렴이 다른 호흡기 질환과 증상이 비슷해 임상 증상만으로는 감별이 쉽지 않다고 설명한다.
- 폐렴으로 진행되면: 초기에 발견하지 못하고 방치하면 폐렴형으로 진행되면서 호흡기 증상이 심해질 수 있다. 일부 환자는 회복 후에도 인지 기능 저하, 집중력 장애 같은 신경학적 후유증을 겪는 경우가 있어 꾸준한 관리가 필요하다.
- 집단 발생 신호: 같은 공간에 있던 여러 사람이 동시에 마른기침, 권태감, 발열 등의 증상을 보인다면 레지오넬라증 가능성을 의심해봐야 한다.
■ 이럴 땐 꼭 검사받아야
방역당국은 항생제 치료에 잘 반응하지 않는 지역사회획득폐렴 환자나 원인이 확인되지 않은 중증 폐렴 환자의 경우, 레지오넬라 감염 여부를 적극적으로 확인해달라고 의료진에 당부하고 있다. 일반적인 감기약이나 항생제로 호전되지 않는 호흡기 증상이 계속된다면, 단순 감기나 냉방병으로 넘기지 말고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
■ 예방하려면… 관리의 핵심은 '물 고인 곳' 청소
레지오넬라증은 정기적인 환경 위생 관리만으로도 충분히 예방 가능한 감염병이다.
- 관리 대상: 냉각탑, 온수 시스템, 병원·요양시설 등의 수계 환경은 반드시 정기적으로 청소와 소독을 시행해야 하며, 적절한 온도와 소독제 농도를 유지하는 것이 균 증식을 막는 핵심이다.
- 다중이용시설 이용 시: 여름철 냉방기 사용이 늘고 온천·수영장·목욕장 등 다중이용시설 이용이 증가하는 만큼, 이런 시설의 위생 관리 상태에도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 가정에서 할 수 있는 것: 에어컨 필터와 냉각기를 정기적으로 소독·점검하는 것이 예방에 도움이 된다.
- 균 검출 시 조치: 전문가들은 냉각탑 등에서 레지오넬라균이 검출되면 즉시 냉방기 사용을 중단하고 소독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 확인하고 싶다면… 이런 경우 병원으로
에어컨 사용이 늘어난 이후 마른기침, 발열, 근육통, 두통 등이 지속되거나, 감기약을 먹어도 잘 낫지 않는다면 호흡기내과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특히 고령자나 만성질환자, 흡연자, 면역저하자는 레지오넬라증에 더 취약한 만큼 증상이 나타나면 더 서둘러 진료받는 것이 안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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