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부분은 평생 복용 맞지만… 비만 개선·큰 수술 후엔 감량 가능, 임의 중단은 절대 금물
"약을 한번 시작하면 평생 못 끊는다는데, 그냥 좀 더 버텨볼까요?" 건강검진에서 혈압이 높게 나왔는데 별다른 증상이 없으면, 이런 이유로 병원 방문을 계속 미루는 사람이 적지 않다. 결론부터 말하면 이 걱정은 절반만 맞다. 대부분의 환자는 평생 복용이 맞지만, 예외도 분명히 있다.
의학신문에 따르면 고혈압 치료의 목표는 혈압을 조절해 심뇌혈관질환을 예방하고 궁극적으로 사망률을 낮추는 것이다. 그런데 약 복용에 대한 막연한 거부감 때문에 치료 자체를 미루는 환자들이 많다는 게 의료진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 대부분은 왜 평생 먹어야 하나
고혈압은 완치되는 병이 아니라 관리하는 병이다. 나이가 들수록 혈압 수치는 자연스럽게 올라가는 경향이 있어, 약을 끊으면 대부분 다시 혈압이 오른다.
- 치료 목표: 약물치료는 단순히 숫자를 낮추는 것이 아니라, 혈압을 낮춰 뇌졸중·심부전·관상동맥질환·망막증 같은 합병증을 예방하는 것이 목적이다.
- 정상 혈압이어도 유지가 필요한 이유: 약을 복용하며 혈압이 정상 범위로 유지되고 있다는 것은 '약이 잘 듣고 있다'는 뜻이지, '병이 나았다'는 뜻이 아니다. 이 상태에서 임의로 약을 끊으면 혈압이 다시 오를 수 있다.
- 부작용 우려는 대체로 기우: 오래 복용하면 다른 장기가 손상되는 것 아니냐는 질문이 많지만, 현재 처방되는 약물들은 대부분 부작용이 충분히 검증됐고 병원에서도 주기적으로 부작용을 점검한다. 최근 약물들은 오히려 장기를 보호하는 효과도 함께 갖고 있는 경우가 많다.
■ 예외도 있다… 이런 경우엔 줄이거나 끊을 수도
모든 환자가 평생 복용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원인이 명확하고 그 원인이 해소되면 얘기가 달라진다.
- 비만이 원인이었던 경우: 심한 비만이 고혈압의 주된 원인이었던 환자가 생활습관 개선과 체중 감량에 성공해 혈압이 떨어지면, 담당 의사와 상의해 약을 줄이거나 끊을 수 있다.
- 큰 수술 이후: 위암이나 장 수술 등을 받은 뒤 식사량과 체중이 줄면서 혈압이 자연스럽게 떨어지는 경우에도 약을 줄이거나 중단해야 할 수 있다.
- 생활습관 개선: 저염식이와 운동, 체중 감량으로 목표 혈압에 도달했다면, 현재 복용 중인 약을 충분히 감량하거나 중단할 수 있다는 것이 서울아산병원 심장내과 교수의 설명이다.
■ 가장 위험한 것은 '임의 중단'
전문가들이 공통적으로 강조하는 것은 딱 하나다. 혈압이 괜찮아 보인다고 스스로 판단해서 약을 끊는 것만은 절대 하지 말아야 한다는 점이다.
- 위험한 이유: 고혈압은 대부분 증상이 없다. 두통이나 뒷목 당김이 있어야 혈압이 높은 것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지만, 실제로는 아무 느낌 없이 혈압이 높은 경우가 훨씬 많다. 증상이 없다고 해서 안전하다는 뜻이 아니다.
- 갑작스러운 중단의 위험: 환자가 임의로 약을 중단하면 혈압이 갑자기 높아져 위험할 수 있다.
- 가족 약 나눠 먹기 금지: 약이 떨어졌다고 가족이 먹는 다른 혈압약을 대신 먹는 것도 피해야 한다. 고혈압약은 기전이 다른 다섯 가지 계열로 나뉘는데, 다른 기전의 약을 먹으면 혈압이 과도하게 떨어지거나 반대로 약효가 부족해 혈압이 오를 수 있다.
■ 확인하고 싶다면… 가정혈압 측정과 의사 상담이 먼저
- 가정혈압 측정: 병원에서는 긴장해서 혈압이 높게 나오는 '백의고혈압'이 있을 수 있고, 반대로 병원에서는 정상이지만 집에서는 높은 '가면고혈압'도 있다. 집에서 정기적으로 혈압을 측정해두면 진료 시 훨씬 정확한 판단에 도움이 된다.
- 약 조절은 반드시 의사와: 혈압약을 줄이거나 끊을 수 있는지는 한두 번의 측정값만으로 판단할 수 없다. 반드시 담당 의사와 상의해 결정해야 한다.
- 치료를 미루고 있다면: 건강검진에서 혈압이 높게 나왔는데 증상이 없다는 이유로 진료를 미루고 있다면, 평생 약을 먹어야 한다는 두려움보다 방치했을 때의 심뇌혈관질환 위험이 훨씬 크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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