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의협 10월 23일 입장문, 2023년~2026년 8월 의원급 공급 38만 9,470개·46억 1,800만 원… 허가 용도는 중증 납 중독, 의원 비급여 패키지는 회당 수십만 원대
중증 납 중독 치료용으로 허가된 킬레이션 주사제가 피로 회복과 항노화, 혈관 청소를 내세운 비급여 주사로 쓰이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전진숙 의원실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23년부터 2026년 8월까지 공급된 에데트산칼슘디나트륨 주사제 53만 1,230개 가운데 73.3%인 38만 9,470개가 의원급 의료기관으로 들어갔다. 대한의사협회는 23일 입장문을 내고 근거 없는 효능 홍보를 경계했다.
의약일보 보도에 따르면 같은 기간 전국 공급 금액은 62억 9,300만 원이고 의원급이 46억 1,800만 원을 차지했다. 병원급은 9만 8,290개, 종합병원은 4만 180개, 상급종합병원은 3,290개가 공급됐다. 의원급 공급량은 상급종합병원의 118배에 이른다.
킬레이션은 체내 납 같은 중금속에 결합해 소변으로 배출시키는 원리다. 이 과정에서 칼슘·마그네슘·칼륨 같은 필수 전해질도 함께 빠져나가 전해질 불균형과 심혈관계 독성, 급성 신장 손상이 생길 수 있는 고위험 약물이라고 의약일보는 설명했다.
의협은 충분한 의학적 근거 없이 특정 효능을 내세우는 사례, 환자 상태와 치료 필요성을 따지지 않고 쓰는 사례, 약물로 작업환경 개선을 대신하려는 사례를 문제로 짚었다. 효능과 안전성 정보는 과학적 근거에 기반해야 하며 근거가 부족한 효능을 과장해 알리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주장이다.
의약일보는 이 주사제가 일부 동네의원에서 피부 미용 비급여 패키지로 포장돼 10회 또는 30회 단위로 판매되고 회당 가격이 수십만 원대라고 보도했다. 비급여는 의료기관이 가격을 정하는 항목이어서 같은 성분이라도 금액이 기관마다 다를 수 있다.
갈리는 지점은 사용 목적이다. 납이나 다른 중금속 중독으로 의학적 필요가 확인된 환자의 치료와, 중금속 노출이 없는 사람에게 피로 회복·항노화·혈관 청소를 내세워 투여하는 경우는 별개의 사안으로 구분된다. 의협도 킬레이션 치료 자체를 부정하지는 않았고, 중금속 중독처럼 의학적 필요가 있으면 임상 판단이 우선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뉴데일리는 미국 FDA가 검증되지 않은 킬레이션 제품의 질병 예방·치료 효능 주장에 대해 신부전 등 중대 위험을 경고해 온 점도 전했다.
산업 현장 사례도 함께 거론됐다. 울산 DN오토모티브 공장 노동자들이 특수건강진단을 앞두고 킬레이션 주사를 반복해 맞았다는 의혹과 관련해 고용노동부는 해당 사업장에서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68건을 적발했다. 노동자 측은 비타민 주사로 안내받았다고 주장하는 반면 회사는 그렇게 설명한 적이 없고 노동자들이 의료진 처방에 따라 자발적으로 치료를 택했다는 입장이다.
의약일보는 보건복지부가 킬레이션 주사제의 허가 외 사용 금지와 함께 유통·투약 실태조사에 착수했다고 전했다. 의료계 일각에서는 허가 외 남용과 영양 주사 마케팅을 막기 위한 법 개정 필요성이 거론된다.
허가 용도는 중증 납 중독 해독이며, 성분명 에데트산칼슘디나트륨의 허가사항은 식품의약품안전처 의약품안전나라에서 조회된다. 의원이 내세우는 효능이 허가 용도와 맞는지는 이 허가사항과의 대조로 가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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