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한임상노인학회 추계학술대회 10월 18일 권소이 교수 강연… 구토·설사 땐 약 종류별로 중단·유지 판단, 성인 유병률 6.3%·10종 이상 복용 143만 8,981명
구토나 설사, 고열로 식사를 못 하는 날에는 만성콩팥병이 있는 고령자도 복용 약을 한꺼번에 끊지 않고 약 종류별로 일시 중단·유지·감량을 따로 판단해야 한다는 설명이 나왔다. 권소이 중앙대병원 신장내과 교수는 지난 18일 대한임상노인학회 추계학술대회에서 '노인 만성콩팥병 진행 억제와 다약제 관리'를 주제로 이 원칙을 강조했다. 대한신장학회의 2026년 팩트시트로는 2024년 기준 성인 만성콩팥병 유병률이 6.3%이고, 70대 이상에서는 약 25%에 이른다.
학술대회는 세종대 광개토관에서 열렸고 강연 내용은 20일 의협신문 보도로 전해졌다. 신장학회 팩트시트는 질병관리청 유병 자료와 2024년 신장장애 통계를 바탕으로 작성됐으며, 성인 유병률은 2019년 8.0%, 2023년 5.5%를 거쳐 2024년 6.3%로 다시 올랐다.
노인에서 콩팥 기능이 떨어지는 배경으로는 노화에 따른 네프론 수 감소와 신장 조직 경화가 먼저 꼽힌다. 여기에 당뇨병과 고혈압, 반복되는 급성 콩팥 손상이 겹치면 위험이 커진다. 신독성 약물과 심부전, 비만도 진행을 앞당기는 요인으로 제시됐다.
평가 방법에도 주의할 대목이 있다. 근육량이 줄어든 노인은 혈청 크레아티닌 수치가 낮게 나와 콩팥 기능이 실제보다 좋아 보일 수 있다. 권 교수는 크레아티닌만으로 판단하지 말고 필요하면 시스타틴 C를 함께 측정할 것을 권고했다.
진행을 늦추는 약물로는 알부민뇨가 있을 때의 레닌-안지오텐신계 차단제, 당뇨병 여부와 무관하게 적절한 환자에게 쓸 수 있는 SGLT-2 억제제가 소개됐다. 제2형 당뇨병 환자에게는 세마글루티드, 적절한 치료 후에도 알부민뇨가 남는 일부 환자에게는 피네레논이 도움이 될 수 있다는 내용이다. 약제 선택은 환자 상태에 따라 처방 의사가 정한다.
오해가 갈리는 지점은 아플 때의 약 관리다. 탈수가 생기면 일부 당뇨병 치료제가 콩팥 기능 악화나 대사성 합병증 위험을 높일 수 있는 반면, 인슐린을 임의로 끊으면 고혈당이나 당뇨병성 케톤산증이 생길 수 있다. 모든 약을 일괄 중단하는 방식도, 평소대로 계속 복용하는 방식도 정답이 아닌 셈이다. 권 교수가 강조한 '아플 때는 잠시 멈추기(Sick day rules)' 원칙은 약물 종류와 환자 상태에 따라 판단을 달리하는 것이다.
콩팥 기능이 떨어지면 약물 배설이 늦어져 효과가 강해지거나 부작용 위험이 커진다. 신기능에 따라 용량을 줄이거나 피해야 하는 약이 있고, 저혈당·어지럼증·낙상·섬망처럼 노인에게 치명적일 수 있는 부작용도 함께 따져야 한다. 복용하는 약이 많을수록 이 점검은 복잡해진다.
복용 약 수는 통계로도 확인된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서영석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서 2025년 처방약을 10종 이상 복용한 만성질환자는 143만 8,981명이었고, 이 가운데 65세 이상이 118만 2,072명(82.1%)으로 집계됐다. 공단 다제약물 관리사업 참여자는 같은 해 1만 1,613명으로 10종 이상 복용자의 0.8%에 그쳤다.
콩팥 기능 수치는 국가건강검진의 혈청 크레아티닌·요단백 검사에서 확인된다. 46개 만성질환 진단과 10종 이상 복용 등 요건을 갖추면 공단 다제약물관리서비스 대상이 될 수 있고, 문의는 고객센터 1577-1000에서 받는다. 아플 때 개별 약의 중단 여부는 담당 의사의 판단에 따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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