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례보상이 나누는 것은 보험금… 회사가 둘이어도 받는 총액은 실제 치료비를 넘지 않는다
입사할 때 회사가 들어준 단체 실손보험이 있고, 사회 초년생 때 부모님이 넣어준
개인 실손보험도 그대로 살아 있다. 매달 두 군데로 보험료가 빠져나가는 셈인데,
정작 병원비가 나왔을 때 두 배로 받을 수 있는지는 확인해본 적이 없다. 결론부터
말하면 두 배로 받는 일은 없다.
실손의료보험은 정액보험이 아니라 실제로 부담한 의료비를 보상하는 상품이다.
따라서 여러 개에 가입했더라도 실제 지출한 치료비를 넘겨 받을 수 없고, 각
보험사가 자기 회사의 보상책임액 비율에 따라 나눠서 지급한다. 이것이 '비례보상'
이다. 100만 원을 썼고 두 회사가 절반씩 부담한다면 각각 50만 원씩 지급해 합계는
100만 원이 된다. 200만 원이 되지 않는다.
그렇다면 중복 가입은 무조건 손해일까. 그렇게 단정하기도 어렵다. 두 가지 지점을
따져봐야 한다.
첫째, 보장 한도는 합산된다. 통원의료비 한도가 회당 25만 원인 상품 두 개에
가입돼 있다면 한도는 50만 원까지 늘어난다. 한도를 넘기는 고액 치료에서는
중복 가입이 실익을 만들 수 있다.
둘째, 자기부담금 처리 방식이다. 보험사별 보상 분담 계산 방식에 따라 단독으로
가입했을 때보다 실제로 부담하는 공제금액이 줄어드는 경우가 생긴다. 다만 이는
상품 세대와 약관에 따라 달라지므로 일반화하기는 어렵다.
반대로 명백한 손해도 있다. 회사 단체 실손과 개인 실손을 동시에 유지하면 보험료는
두 번 내지만 받는 총액은 실제 치료비 한도에서 멈춘다. 이런 경우를 위해 마련된
장치가 '개인 실손 중지 제도'다. 회사 단체 실손의 보장을 받는 동안 개인 실손을
잠시 중지해 보험료 납입을 멈췄다가, 퇴직 등으로 단체보험이 끝나면 다시 살릴 수
있다. 다만 재개 시점의 상품 기준이 적용될 수 있어, 중지 전에 재개 조건을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청구 절차에서도 실수가 잦다. 비례보상은 '알아서 나눠주는' 제도가 아니라, 가입자가
각 보험사에 모두 청구해야 각각의 분담분을 받는 구조다. 한 곳에만 청구하면 그
회사의 분담분만 받고 끝난다. 진료비 영수증과 세부내역서는 두 곳 모두 제출할 수
있도록 사본을 준비해두는 편이 좋다.
지금 해볼 일은 두 가지다. 내가 실손보험에 몇 개 가입돼 있는지 모르겠다면 생명보험
협회·손해보험협회가 함께 운영하는 '내보험 찾아줌'에서 가입 내역을 조회할 수 있다.
중복이 확인됐다면 각 상품의 세대(1~5세대), 보장 한도, 자기부담률을 나란히 놓고
비교한 뒤 유지·중지 여부를 판단하면 된다. 해지는 되돌릴 수 없지만 중지는 되돌릴
수 있다는 점이, 결정을 서두르지 않아야 할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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