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만 6세 미만 20시~익일 7시 기본진찰료 100% 가산… 오후 6시~8시의 30%와 갈리는 지점
아이가 저녁을 먹고 나서부터 39도까지 열이 올랐다. 시계는 밤 9시를 넘겼고,
동네 소아과는 이미 문을 닫았다. 다행히 야간진료를 하는 의원 한 곳이 불을 켜고
있어 아이를 안고 달려갔다. 진료는 10분 만에 끝났는데, 수납 창구에서 받아 든
영수증의 진찰료가 평소 낮에 갔을 때보다 눈에 띄게 많았다. 검사를 더 한 것도
아닌데 왜 이런 차이가 생겼을까.
답은 진료 내용이 아니라 '시계'에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운영하는 진찰료
가산 기준을 보면, 의원급 의료기관은 평일 18시부터 다음 날 9시까지(토요일은
13시 이후) 진료한 경우 기본진찰료의 30%를 야간가산으로 받는다. 여기까지는
성인도 아이도 같다.
갈라지는 지점은 밤 8시다. 만 6세 미만 소아가 20시부터 다음 날 7시 사이에
의원급 또는 병원급 요양기관에서 진료를 받으면, 가산율이 30%가 아니라 기본
진찰료의 100%로 뛴다. 말 그대로 진찰료가 두 배가 되는 구조다. 이 100% 가산은
종합병원 이상에는 적용되지 않고, 평일뿐 아니라 토요일과 공휴일 야간에도
똑같이 붙는다.
정리하면 만 6세 미만 아이를 데리고 동네 의원에 갈 때 시간대별 진찰료는
이렇게 나뉜다.
- 평일 9시~18시: 가산 없음
- 평일 18시~20시: 기본진찰료 30% 가산
- 20시~다음 날 7시: 기본진찰료 100% 가산
- 다음 날 7시~9시: 다시 30% 가산 구간
가산은 진찰료에만 붙는다는 점도 알아둘 필요가 있다. 처방전을 들고 간 약국의
조제료에는 별도의 야간 가산 기준이 따로 있고, 검사비나 주사료는 시간대와
무관하게 같은 금액이 적용되는 항목이 대부분이다. 즉 밤에 갔다고 병원비 전체가
두 배가 되는 것이 아니라, 진찰료 항목만 두 배가 되고 그중 환자가 내는 몫은
외래 본인부담률(의원 30%)만큼이다. 초진 진찰료를 1만7천 원대로 잡으면 낮에는
본인부담 5천 원 안팎, 밤 8시 이후에는 1만 원 안팎이 되는 셈이다.
높은 가산율이 붙는 이유는 처벌이 아니라 유인이다. 밤에 문을 여는 소아 진료
기관을 늘려 경증 소아 환자가 응급실 대신 외래를 이용하도록 만들자는 취지로
설계된 수가다. 실제로 아이를 데리고 종합병원 응급실에 가면 응급의료관리료를
포함한 별도 비용이 붙어 부담이 훨씬 커진다. 밤 9시에 열이 나는 아이를 두고
'응급실이냐 야간 소아과냐'를 고민한다면, 경증일 때는 야간 진료 의원 쪽이
비용 면에서 유리하다는 뜻이다.
가산 대상 연령은 진료를 받는 당일 나이 기준으로 판단한다. 만 6세 생일이 지난
아이는 야간이라도 성인과 같은 30% 가산이 적용된다. 다만 정부는 소아 진찰료
가산 연령을 8세 미만으로 넓히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어, 시행 시점 이후에는
기준이 달라질 수 있다.
밤에 아이가 아프다면 먼저 확인할 것은 두 가지다. 첫째, 지금 문을 연 의료기관은
응급의료포털(e-gen)이나 129 보건복지상담센터, 지역 보건소가 지정한 달빛어린이
병원 목록에서 찾을 수 있다. 둘째, 영수증을 받으면 '진찰료' 항목 옆에 가산
표시가 붙어 있는지 확인하면 된다. 금액이 이해되지 않을 때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진료비 확인 요청' 제도를 통해 적정하게 청구됐는지 따져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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