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업무상 재해는 건강보험이 아니라 산재보험 대상 — 나중에 산재로 승인되면 국민건강보험공단이 그동안 부담한 진료비를 부당이득으로 환수, 요양급여 소멸시효는 3년
식당 주방에서 미끄러져 손목이 부러졌다. 사장에게 말하기가 껄끄러워 그냥 건강보험증을
내밀고 치료를 받았다. 몇 달 뒤 사정이 바뀌어 산재를 신청했고, 승인이 났다.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안내문이 온다. 그동안 공단이 부담한
진료비를 돌려달라는 내용이다.
원칙부터 짚어야 한다. 업무 중에 다치거나 업무 때문에 병을 얻은 경우, 즉 업무상 재해는
건강보험이 아니라 산업재해보상보험의 영역이다. 건강보험은 업무 외의 질병·부상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산재로 처리됐어야 할 진료를 건강보험으로 받았다면 그 진료비는 애초에
건강보험이 낼 돈이 아니었던 셈이 된다. 그래서 산재 승인이 확정되면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자신이 부담했던 몫을 부당이득으로 보고 환수 절차를 밟는다.
여기서 환자가 실제로 손해를 보는 지점이 생긴다. 산업재해보상보험법상 요양급여의
소멸시효는 3년이다. 산재 신청이 늦어져 시효가 지나 버린 기간의 진료비는 근로복지공단에서
받을 수 없는데, 건강보험공단은 그 기간에 대해서도 환수를 요구할 수 있다. 결과적으로
산재에서도 못 받고 건강보험에서도 토해내는 구간이 생긴다. 산재 신청을 미루는 것이
왜 위험한지가 여기에 있다.
절차도 알아 둘 필요가 있다. 산재 신청은 재해를 입은 근로자가 근로복지공단에
요양급여신청서와 재해경위서를 제출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이후 공단의 재해 조사와
자문의사 소견, 질병의 경우 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 심의를 거쳐 승인 여부가 결정된다.
사업주의 동의나 확인이 있어야만 신청할 수 있는 구조가 아니라는 점도 중요하다.
"사장이 산재 처리를 안 해 준다"는 이유로 건강보험으로 돌리는 선택은
당장은 편해 보여도 뒤에 계산서가 남는다.
거짓이나 부정한 방법으로 요양급여를 받은 경우에는 그 금액의 2배를 징수하도록 한
조항도 있다. 몰라서 건강보험으로 처리한 경우와, 알면서 사실과 다르게 신고한 경우는
다르게 취급된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지금 무엇을 해야 할까. 업무 중 사고나 업무 관련 질병이 의심된다면, 병원 접수
단계에서 "업무 중 다쳤다"고 밝히고 산재 처리 여부를 상의하는 것이 첫 단추다.
이미 건강보험으로 치료를 받고 있다면 늦었다고 판단하지 말고, 3년의 소멸시효를 염두에 두고
근로복지공단에 요양급여를 신청하는 편이 낫다. 사업장에서 협조가 어렵다면
근로복지공단 고객센터나 지역 고용노동청에 먼저 상담해 신청 경로를 확인할 수 있다.
BEST 뉴스
-
"감기약 약국서 샀는데 실손 되나"… 처방전 없는 약 0원, 조제비는 통원 합산
약국에서 처방전 없이 산 감기약이나 소화제 값은 실손의료보험에서 한 푼도 돌려받지 못하고, 의사 처방을 받아 조제한 약값만 보험금 지급 대상이다. 2021년 7월부터 2026년 5월 5일까지 판매된 4세대 실손은 약국 조제비를 같은 날 외래 진료비와 합쳐 통원 1회로 계산해 급여는 1만원 또는 2만원, 비급여는 3만원을 ... -
"경증이라 90% 냈는데 실손 되나"… 응급실 진료비, 약관 제외는 관리료뿐
2024년 9월 13일부터 권역응급의료센터와 지역응급의료센터에서 경증이나 비응급으로 분류된 환자는 응급실 진료비의 90%를 본인이 낸다. 이렇게 낸 돈은 실손의료보험 가입자라면 가입 세대와 병원 종류에 따라 보험금으로 일부 돌려받을 수 있고, 청구는 가입 보험사 앱과 보험개발원 실손24에서 이뤄진다. 2016년 1월... -
"입원했더니 밥값이 따로"… 식대 50% 본인부담, 상급종합 한 끼 2,830원
입원하면 식사 한 끼마다 건강보험 식대의 50%를 환자가 내며, 2026년 기준 상급종합병원 일반식은 한 끼 5,660원 가운데 2,830원, 종합병원은 5,410원 가운데 2,705원이 본인부담이다. 이 규정은 입원 기간에만 적용되고 납부처는 입원한 병원이다. 외래 진료나 응급실 체류에는 식대 급여와 본인부담 규정이 없다. ... -
“희귀암이라 포기했는데”… 10월부터 폐암·위암·요로상피암 신약 3종 급여
보건복지부가 2026년 9월 30일 희귀·소외암 치료제 3종의 건강보험 적용을 10월 1일부터 확대한다고 밝혔다. 대상은 RET 융합 비소세포폐암·갑상선 수질암 환자(레테브모캡슐), 절제할 수 없는 진행성·전이성 위암 환자(빌로이주), 요로상피암 1차 치료 환자(파드셉주·키트루다주 병용)다. 급여가 적용되면 약값의... -
“CAR-T 급여 어디까지”… 킴리아 5%·1,800만 원, 예스카타 2차 치료는 심사 중
1회 투약에 약 3억 6,000만 원이 드는 CAR-T 세포치료제 킴리아는 급여가 적용되면 환자 부담이 약값의 5%인 약 1,800만 원으로 정해지고, 본인부담상한제를 적용받으면 소득 수준에 따라 약 83만~598만 원 선까지 내려간다. 같은 계열인 예스카타는 3차 이상 치료에만 급여기준이 있으며, 2차 치료 확대는 7월 건... -
"CT 찍고 실손 청구하려는데"… 통원 3만·10만원에서 갈리는 서류, 시효 3년
CT·MRI·초음파 검사비를 실손의료보험으로 돌려받으려는 가입자는 통원 진료비가 3만원 이하면 보험금청구서와 병원 영수증, 3만원 초과 10만원 이하면 질병분류기호가 적힌 처방전을 더해, 10만원을 넘으면 진단서나 소견서 같은 추가 증빙까지 보험사 앱이나 보험개발원 실손24로 낸다. 입원 검사는 금액과 관계없이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