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6년 5월 6일부터 남아도 국가예방접종 포함… 무료는 가다실4가뿐, 가다실9는 40~60만원 자비
"딸이면 나라에서 공짜로 맞혀준다는데, 아들은 어떻게 해야 하나요?" HPV(사람유두종바이러스) 백신을 두고 아들 키우는 부모들 사이에서 자주 나오는 질문이다. 그동안 여성 청소년만 대상이던 HPV 국가예방접종이 2026년 5월 6일부터 12세 남아(2014년생)에게도 확대되면서, 이제 이 질문에 답이 생겼다. 다만 그 답이 완전한 해답은 아니라는 게 문제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국내에서 허가받은 HPV 백신은 서바릭스(2가), 가다실(4가), 가다실9(9가) 세 종류다. 이 중 국가예방접종으로 지원되는 것은 2가와 4가뿐이며, 이번에 12세 남아에게 새로 지원되는 백신도 4가(가다실)다. 예방 가능한 바이러스 종류가 가장 많은 9가는 여전히 국가 지원 대상이 아니다.
■ 얼마나 달라졌나… 지원 예산도 함께 늘었다
HPV 무료 예방접종은 그동안 12~26세 여성만 대상이었다. 남성이 국가예방접종 대상에 포함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 신규 대상: 2014년 1월 1일~12월 31일 출생 12세 남성 청소년이 새롭게 포함됐다. 기존 여성 대상 지원(12~17세 여성 청소년, 18~26세 저소득층 여성)은 그대로 유지된다.
- 예산 증액: 이번 확대를 위해 HPV 접종 관련 예산이 2025년 201억원에서 2026년 303억원으로 늘었다.
- 접종 시기: 성경험 전 접종을 완료하는 것이 예방 효과가 가장 크며, 만 14세 이전 시작이 권장되고 총 2회 접종으로 완료된다.
■ 왜 "반쪽짜리"라는 말이 나오나… 4가와 9가의 차이
- 4가(가다실)가 예방하는 것: HPV 6, 11, 16, 18형으로 인한 질환을 예방한다. 자궁경부암, 항문암, 생식기 사마귀 등을 일으키는 주요 유전형을 포함한다.
- 9가(가다실9)가 예방하는 것: 4가보다 더 많은 유전형을 포함해 예방 범위가 넓지만, 국가예방접종 지원 대상 백신이 아니다.
- 실제 접종 현황: 국회 보건복지위원회가 질병관리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전체 남성 청소년 중 HPV 백신을 접종한 비율은 0.9%(2만2,498건)에 그쳤다. 그중 83.2%(1만8,713건)가 유료인 9가를 선택했고, 16.2%(3,655건)만 4가를 선택한 것으로 나타났다. 무료 백신이 있어도 대다수가 자비를 들여 9가를 선택해온 셈이다.
■ 실제 비용은 얼마나 차이 나나
- 무료(4가): 국가예방접종 대상자는 4가 백신을 전액 무료로 접종받을 수 있다.
- 유료(9가): 국가 지원이 없는 9가를 접종하려면 총 2~3회 기준으로 약 40만~60만원의 비용이 든다. 실손보험 혜택도 적용되지 않아 부모 입장에서는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 HPV, 왜 남자아이도 맞아야 하나
HPV는 성 접촉을 통해 남녀 모두 감염될 수 있는 바이러스로, 감염 시 생식기 사마귀뿐 아니라 항문암, 음경암, 구인두암 같은 관련 암도 일으킬 수 있다. 남성은 여성보다 표피 감염이 많아 항체 형성이 어려운 편이라, 예방접종의 중요성이 더 크다고 알려져 있다.
- 두경부암 증가 추세: 두경부암 환자 수는 2013년 30만2,960명에서 2022년 42만9,054명으로 41.6% 늘었고, 이 중 구인두암은 같은 기간 56% 증가했다. 두경부암 환자 중 남성 비중은 24.4%이지만, 구인두암 환자 중에서는 남성이 81.5%를 차지해 남성에게 더 두드러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 신청은 이렇게… 확인할 것들
- 접종 방법: 예방접종도우미 사이트(nip.kdca.go.kr)에서 'HPV 국가예방접종 지원사업'으로 검색하면 가까운 지정의료기관을 찾을 수 있다. 주소지와 무관하게 전국 지정의료기관에서 접종 가능하다.
- 접종 후 확인 사항: 접종 직후 15~30분간 의료기관에 머물며 급성 알레르기 반응이 없는지 관찰해야 한다. 접종 부위 통증이나 붓기, 발열, 근육통은 1~2일 내 자연 호전되는 경우가 많지만, 39도 이상 고열이 지속되거나 호흡곤란이 있으면 즉시 병원을 찾아야 한다.
- 알레르기 이력 확인: 가다실 성분(효모 등)에 알레르기 이력이 있다면 접종 전 반드시 의사와 상담해야 한다.
■ 전문가 제언… "4가와 9가, 자녀 상황 맞춰 상담 필요"
의료계에서는 무료로 지원되는 4가 백신만으로도 주요 암 발생 위험을 낮추는 효과는 충분하다고 보면서도, 더 넓은 예방 범위를 원하는 부모라면 비용을 감수하고 9가를 선택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다만 실제 접종 현황에서 나타났듯 무료 백신이 있음에도 대다수가 유료 9가를 택해온 만큼, 두 백신의 차이와 자녀의 상황을 소아청소년과나 가정의학과 전문의와 상담한 뒤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조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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