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혼합진료 금지가 던진 화두… ‘박리다매’ 진료 버리고 ‘전문성’으로 승부해야
2026년 2월, 대한민국 의료 현장은 거대한 전환점 앞에 서 있다. 정부가 비급여 과잉 진료를 억제하기 위해 꺼내 든 ‘혼합진료 금지’와 ‘5세대 실손보험 도입’이라는 강력한 카드가 개원가의 수익 구조를 근본적으로 흔들고 있기 때문이다. 도수치료, 비급여 주사제 등 기존의 효자 항목들이 ‘관리급여’라는 틀 안에 갇히기 시작한 지금, 우리는 이것을 위기라고만 읽어야 할까.
그동안 실손보험은 대한민국 의료의 질을 높이는 견인차 역할을 하는 동시에, 한편으로는 '과잉 진료'라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4세대 실손보험의 손해율이 150%에 육박하고 건강보험 재정 적자가 눈앞으로 다가온 2026년, 정부의 규제는 더 이상 피할 수 없는 소나기가 되었다.
이제 급여 진료를 하면서 비급여 항목을 끼워 넣는 식의 ‘혼합진료’는 단계적으로 차단된다. 특히 중증이 아닌 경증 질환에서 도수치료나 영양 주사를 병행하는 행위에 대한 실손 보장 한도가 50%까지 축소되면서, 환자들의 문턱은 높아졌고 원장님들의 고민은 깊어졌다.
하지만 냉정하게 들여다보자. 규제의 칼날은 ‘근거 없는 비급여’를 향하고 있다. 역설적으로 이는 실력 있는 병의원에는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 단순히 실손보험에 기대어 박리다매식 진료를 하던 시대가 저문다면, 이제는 ‘진료의 전문성’ 그 자체가 상품이 되어야 한다.
예컨대, 단순히 통증 주사를 놓는 것이 아니라 심장혈관흉부외과와 내과의 협진을 통해 혈관의 근본 원인을 잡아내거나, AI 망막검사처럼 데이터에 기반한 정밀 스크리닝을 제공하는 병원은 실손보험의 정책 변화와 상관없이 환자의 선택을 받게 될 것이다. 환자들은 이제 ‘보험이 되느냐’보다 ‘이 병원이 얼마나 전문적인가’를 먼저 묻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올해부터 시범 도입되는 5세대 실손보험은 ‘필수의료 보장 강화’를 핵심으로 한다. 정부는 혼합진료를 제한하는 대신, 난임 치료나 중증 수술 등 진정으로 필요한 분야의 수가를 현실화하겠다고 약속했다.
의료계는 이 대목에서 목소리를 높여야 한다. 비급여를 막는 것만큼이나, 현장의 희생으로 유지되던 저수가 항목들이 제 자리를 찾는 것이 공정한 게임의 시작이다. 개원가 역시 규제에 대한 반발을 넘어, AI 등 신기술을 접목한 고부가가치 진료 모델을 개발해 비급여의 '질적 고도화'를 꾀해야 한다.
2026년의 의료 정책은 우리에게 묻고 있다. "당신의 병원은 보험 없이도 환자가 찾아올 만큼 전문적인가?"
실손보험 개편은 분명 뼈아픈 규제다. 그러나 이를 의료 시스템의 하향 평준화가 아닌, 전문성 중심의 '상향 평준화' 계기로 삼는 지혜가 필요하다. 케이메디컬뉴스는 그 혼란의 중심에서 현장의 목소리를 가감 없이 전달하고, '바른 의료 경영'의 길을 제시하는 나침반이 될 것을 약속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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