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리팜피신 주사제·티오프로닌 정제 등 자가치료용 10개 품목 정부 직접 공급으로 전환… 개정 약사법 11월 12일 시행
식품의약품안전처가 환자가 해외에서 직접 구매해 들여오던 자가치료용 의약품 10개 품목을 긴급도입 의약품으로 전환했다. 제약사의 품목 취하나 공급 중단으로 의료현장 공급이 끊긴 4개 품목도 긴급도입 대상에 새로 넣었다. 식약처는 9월 14일 '희귀·중증난치질환 지원 강화방안'의 후속 조치로 이런 내용의 필수의약품 공적 공급체계 확대 방안을 밝혔다.
의약품 긴급도입 제도는 국내에 허가되지 않은 해외 의약품 가운데 의료현장에서의 필수성과 다른 의약품으로 대체할 수 있는지를 따져 정부가 한국희귀·필수의약품센터를 통해 직접 공급하는 장치다. 근거 규정은 「의약품 등의 안전에 관한 규칙」 제57조제2항이다.
전환된 10개 품목은 대체재가 마땅치 않은 약들이다. 경구투여가 불가능한 중증 결핵환자 치료에 쓰는 리팜피신 주사제, 시스틴뇨증 환자의 시스틴 결석 형성을 막는 티오프로닌 정제, 시안화물 중독이 확진되거나 의심되는 환자에게 쓰는 히드록소코발라민 주사제가 여기에 들어간다. 조혈모세포 이식 전처치 요법에 쓰는 트레오설판 주사제, 고혈압과 협심증을 수반한 고혈압 및 임신성 고혈압에 쓰는 라베타롤 정제, 점액수종 혼수 치료용 레보티록신 주사제도 대상이다. 나머지는 펜톨아민 메실산염 주사제와 파로모마이신 캡슐제, 안드로스타놀론 겔제, 토브라마이신 흡입제다.
신규로 인정된 4개 품목은 공급 중단에 대응하는 성격이다. 전신마취나 중환자 진정 시 골격근 이완에 사용하는 시스아트라쿠륨 주사제, 만성 이식편대숙주질환 치료제인 악사틸리맙 주사제, 폐동맥고혈압 환자의 운동능력 개선에 쓰는 에포프로스테놀 주사제, 내분비 질환과 부신피질 기능부전 급성상태에 쓰는 히드로코르티손 주사제가 포함됐다. 이 가운데 에포프로스테놀 주사제는 공급 관련 실무협의가 진행 중이고, 히드로코르티손 주사제는 제약사의 공급량 감소에 따라 긴급도입됐다.
법적 기반도 달라진다. 5월 26일 개정된 「약사법」이 11월 12일 시행되면 국가필수의약품 등의 주문 제조와 긴급도입 업무에 법률상 근거가 생긴다. 관련 조항은 제83조의6 '국가필수의약품등의 주문 제조'와 제83조의7 '국가필수의약품등의 긴급도입'이다. 그동안 시행규칙에 기대어 운영되던 공적 공급 업무가 법률 조항으로 올라서는 구조다.
환자 쪽에서 보면 구매 경로가 바뀐다. 자가치료용 수입은 환자나 보호자가 희귀·필수의약품센터를 거쳐 개별적으로 해외 구매를 신청하는 방식이라, 필요한 시점과 확보 물량이 환자마다 달랐다. 긴급도입으로 전환되면 센터가 물량을 확보해 두고 공급하는 체계로 옮겨 간다. 식약처는 올해부터 매년 자가치료용 반입 의약품 10개 품목 이상을 긴급도입 품목으로 전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남는 과제는 속도와 재정이다. 제약사의 품목 취하나 공급 중단은 사후에 확인되는 경우가 많아, 의료·약업 현장과 전문학회, 관련 단체의 공급 요청이 얼마나 빠르게 긴급도입 인정으로 이어지는지가 제도의 실효를 가른다. 긴급도입 대상 선정 기준과 공급 과정의 효율성, 정부 재정 부담을 균형 있게 관리해야 한다는 지적도 제도 확대에 따라붙는다.
긴급도입 의약품의 품목 목록과 공급 신청 절차는 한국희귀·필수의약품센터를 통해 안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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