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위탁 배분율 60%→25~35%로 급락, 원가보상률도 190%→150%… 2026년 하반기 시행 예정
"채혈만 하고 검사는 외부에 맡기는데, 이게 우리 병원 매출의 상당 부분이었는데요." 동네 내과·소아과를 운영하는 개원의라면 이번 개편안에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다. 보건복지부가 1999년 이후 27년 만에 검체검사 위·수탁 제도를 전면 개편하기로 하면서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6월 25일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서 건강보험 수가 구조 혁신방안을 확정했다. 핵심은 두 가지다. 검체검사 자체의 원가보상률을 낮추는 것, 그리고 그동안 위탁 의료기관(병·의원)에 유리하게 쏠려 있던 위·수탁 간 검사료 배분 구조를 재조정하는 것이다.
■ 뭐가 바뀌나… 배분율부터 원가보상률까지
- 배분율 역전: 그동안 위탁 의료기관이 전체 검사수가의 60% 이상을 가져가고 실제 검사를 수행하는 수탁기관(전문 진단검사기관)이 나머지를 가져가던 관행이 있었다. 개편안에서는 이 배분율을 위탁 25%(질 등에 따른 조건부 추가 보상 10% 포함 최대 35%), 수탁 45%(조건부 추가 보상 20% 포함 최대 65~75%)로 정해, 실제 검사를 수행하는 수탁기관에 더 많은 보상이 돌아가도록 바꾼다.
- 지급 방식도 변경: 그동안은 검사료 100%를 위탁기관이 받아 수탁기관과 상호 정산하던 방식이었지만, 앞으로는 위탁수가와 수탁수가를 명확히 나눠 각 기관에 별도로 직접 지급하는 구조로 바뀐다.
- 위탁관리료 폐지: 기존에 별도로 있던 위탁검사관리료(10%)는 폐지되고, 해당 재원은 검사료 안으로 통합된다.
- 원가보상률 단계적 인하: 현재 평균 190% 수준인 검체검사 원가보상률을 올해 평균 150%(150% 수준)로 약 25% 낮추고, 2028년까지 평균 108%(110% 수준)로 추가 인하하는 것이 목표다.
- 시행 시점: 이번 개편은 2026년 하반기 시행이 예정돼 있다.
■ 왜 이렇게 바꾸나… 정부와 진단검사업계의 논리
정부는 이번 개편의 배경으로 검사료 할인 관행과 과도한 위탁검사 유인 문제를 꼽는다. 실제 검사를 수행하지 않고 단순 위탁만 하는 의료기관이 수가의 절반 이상을 가져가는 구조가 고착화되면서, 위탁검사를 늘릴수록 이득을 보는 기형적인 유인 구조가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특히 지난해 9월 두 환자의 검체가 뒤바뀌는 사고가 발생하면서 제도 개선 필요성이 더 커졌다는 설명이다.
대한진단검사의학회 역시 이번 개편에 찬성하는 입장이다. 학회 측은 실제로 검사를 수행하고 질 관리를 책임지는 주체에 합당한 보상이 돌아가야 한다며, 일부 직역의 수익 보전 논리에 정부가 휘둘려서는 안 된다고 촉구했다.
■ 일차의료 현장의 반발… "동네 병·의원엔 사망선고"
반면 위탁 검사를 주로 이용해온 동네 내과·소아과 등 일차의료 현장에서는 격한 반발이 나온다.
- 반발 논리: 일부 개원의들은 이번 정책이 의원에서 환자를 채혈하고 보관하며 검사 결과를 해석해 치료 대책을 세우는 의사의 종합적 판단 가치를 무시한 처사라고 비판한다. 검사수가가 대폭 줄어들면 동네 병·의원 입장에서는 검사 자체를 줄이거나 아예 큰 폭의 매출 감소를 감내해야 한다는 우려다.
- 수탁기관 쪽 우려도 있다: 반대로 검사 전문 수탁기관 업계에서는 원가보상률 자체가 낮아지는 것을 두고, 위탁기관 배분율이 늘어도 전체 파이가 줄면 경영이 오히려 악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함께 나온다. 대한진단검사의학회는 고난도·저빈도 필수 검사의 국내 인프라 붕괴를 막기 위한 선별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 이게 우리 병원에 의미하는 것
검체검사 위탁 비중이 높은 동네 병·의원이라면, 이번 개편으로 검사 관련 매출이 단계적으로 큰 폭 줄어들 가능성을 미리 대비해야 한다. 원가보상률 인하와 배분율 조정이 동시에 이뤄지는 만큼, 단순히 배분율만 놓고 계산하면 실제 감소폭을 과소평가할 수 있다. 검사 항목별로 원가보상률과 배분율 변화를 함께 따져 실제 순수익 변화를 시뮬레이션해보는 것이 필요하다.
■ 확인하고 싶다면… 지금부터 준비할 것들
- 검사 매출 비중 파악: 원장 본인 병원의 전체 매출 중 검체검사(특히 위탁검사)가 차지하는 비중을 먼저 정확히 파악해두는 것이 우선이다.
- 세부 배분율 확인: 검사 항목마다 조건부 추가 보상(질 가산) 적용 여부가 다를 수 있는 만큼, 주요 위탁 검사 항목별로 구체적인 배분율 변화를 검사기관이나 관련 학회·협회를 통해 확인해두는 것이 좋다.
- 시행 시기 모니터링: 하반기 시행이 예고된 만큼, 대한의사협회나 관련 개원의 단체의 공식 발표와 세부 고시 내용을 주기적으로 확인해 변화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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